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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 말씀나눔 > <노인과 바다> 그 불굴의 투지
<노인과 바다> 그 불굴의 투지
정영수
작성일 : 20-12-25 11:19  조회 : 13,509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파멸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어.“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그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를 통해 평생 그를 괴롭혀온 우울증과의 처절한 투쟁의 역사를 피력한다.

'패배'나 '파멸'이나 거기서 거기 같지만, 실패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상과 겨루어 지는 것을 의미하고 파멸은 파괴되어 아주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파멸이 물질적 가치나 육체적 가치라면, 패배는 어디까지나 정신적 가치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 것일까. 노인 산티아고(Santiago)는 물질적으로는 패배했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조금도 위축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물고기를 아주 바싹 끌어당겨야 해. 그리고 작살을 머리에 꽂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침착히 굴어. 그리고 더욱 힘을 내라, 이 늙은이{Be calm and strong, old man}”

 

  아프리카 밀림에서 포효하는 사자의 꿈을 꾼 노인은 해가 뜨기 전 캄캄한 바다로 나간다. 정오가 훨씬 지난 후에야 드리우고 있던 노인의 낚시에 큰 고기가 걸렸다. 고기는 작은 돛단배를 끌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노인은 그 큰 고기를 뒤쫓는다.

  여기서부터 노인과 고기의 처절한 사투(死鬪)가 시작된다. 사흘을 뒤쫓다 고기는 물 위로 떠오르고, 배 옆구리에 고기를 매고는 귀로에 나선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상어의 공격을 받아 작살과 칼, 그리고 삿대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고기는 뼈만 앙상하게 남는다.

  그러나 상어들의 절대적인 힘에 맞서 원망을 하기 보다는 그들과 당당히 겨룬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고기를 가지고 귀항한 노인은 자신의 오두막에서 깊은 잠에 빠지고, 상처뿐인 노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소년은 눈물을 흘린다. 매일아침 노인이 자기를 도와달라고 깨우러오는 동네 소년은 노인의 고독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1952년 발표한 중편 소설이자 유작인 <노인과 바다>는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고, 195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쿠바가 좋아 카스트로와도 친했고, 쿠바로 자주 놀러간 헤밍웨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쿠바인 어부 푸엔테스(Fuentes)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새롭게 창작하여 썼다고 했다. 소설 발표 당시에 푸엔테스는 50대였다.

  작중 노인인 산티아고는 어떤 역경과 고난에도 정신적으로는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산티아고의 백절불굴의 정신이야말로 작가 헤밍웨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죽음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인간에게 삶이란 어쩔 수 없이 승산 없는 투쟁일지 모른다.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지만 그러한 패배를 쉽게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백절불굴의 숭고한 정신은 존경받아 마땅한 것이며 이를 본받기 위해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다.

  얼어붙은 표범은 무엇을 찾아 그 높은 킬리만자로(백두산의 두 배 높이)를 올랐을까? <킬리만자로의 눈> 에서도 그의 투쟁은 계속된다. 노인과 바다를 통해 우리는 산티아고로 변신한 헤밍웨이의 처절한 고뇌와 불굴의 투지를 엿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상실한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파헤쳤다고나 할까.

  쿠바 아바나 인근의 헤밍웨이 박물관(Museo Memorial Ernest Hemingway)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살면서 <노인과 바다>를 쓴 곳이다. 저택 내부는 헤밍웨이가 머무르던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저택 내부의 방에는 헤밍웨이가 사용하던 타자기와 9,000여권의 서적들이 보관되어 있어 노인과 바다를 읽은 사람들에게 좋은 관광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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